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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리뷰 (결말 일부 포함)

영화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리뷰 (결말 일부 포함)

 

 

코로나로 극장 방문이 꺼려지는 요즘 시기라 OCN이나 영화 채널에서 방영하는 예전 영화들을 다시금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예전처럼 극장에서 신작 영화를 감상하던 평범하지만 행복했던 일상으로 빨리 돌아가길 희망하며...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은 2017년에 개봉된 영화로 개봉 전후 똘끼 충만한 감독의 철없는 언행으로 인해 네티즌들의 별점 테러와 함께 흥행에는 참패했었던 영화로 기억한다. 감독 본인이 불한당이었다는...

 

영화 무간도 이후 너무나도 과다소비되어 이제는 식상해져버린 언더커버 경찰을 소재로 한 영화로 본인도 개봉 당시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패스했다가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보게 되었는데 기대보다 흥미로운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재밌게 봤었던 영화.

 

영화 자체의 매력으로 '불한당원'으로 불리는 열혈 팬들까지 양성할 정도로 오히려 극장가에서 내려진 이후에 인기를 누린 경우라 할 수 있다. 요즘 흔히들 말하는 차트 역주행 같은 케이스.

'재호(설경구)'와 '현수(임시완)'의 관계에서 영화 중간중간에 느껴지는 퀴어적인 요소들로 인해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브로맨스로 포장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기에 크게 문제될 수위는 아니라 생각된다.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은 개봉한지 3년이나 지난 영화이기에 영화 전체의 스토리보다는 기억에 남는 한재호(설경구)의 명대사들 위주로 감상 후기를 남겨보려 한다.

 

1. "사람을 믿지 마라. 상황을 믿어야지. 상황을..."

 

현수가 의도적으로 본인에게 접근하기 위해 감옥까지 들어온 경찰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재호가 부모에게 버림받은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도중에 나오는 대사인데...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말이었다.

사회생활을 10년 넘게 하다보니 같은 직장 선후배들을 비롯해서 이런저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사적으로 편하게 소주 한잔 기울이며 이야기해보면 다들 좋은 사람일 뿐 본성 자체가 악하게 느껴지는 이들은 아주 드문 편이다. 하지만, 일적으로 이해관계가 얽히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제의 좋은 선배가 같은 부서 상사가 되는 순간 무능력하고 책임 회피하기 스킬 만렙인 양아치가 되기 일수고, 일 잘하고 예의 바르던 후배가 경쟁부서로 이동하는 순간 나의 승진을 위협하는 무서운 경쟁자가 되는 게 현실이다.

사람이 아닌 상황을 믿으라는 재호의 말은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2. "이렇게 살려고 사는 게 아냐. 살려고 이렇게 사는 거지"

 

출소 후 재호가 속한 마약 밀매 조직에 합류하여 함께 생활하던 현수가 재호에게 이렇게 사는게 지겹지 않냐고 하자 재호는 "이렇게 살려고 사는게 아냐. 살려고 이렇게 사는 거지"라고 답한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 받고 폭력과 살인이 난무하는 조직 생활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남은 재호의 삶을 대변하는 대사인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전쟁터 같은 직장으로 매일 출근하는 우리 삶도 크게 다를 바 없게 느껴진다. 본인도 요즘 돈을 벌기 위해 사는건지 살기 위해 돈을 버는건지 모를 때가 많으니...

 

3. "살면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게 대부분 뒤통수에서 오게 돼있거든"

 

경찰조직을 배신하고 본인에게 경찰임을 직접 밝힌 현수조차도 끝까지 믿지 않고 의심하는 재호가 복선처럼 현수에게 던지는 대사.

사회 초년생들은 꼭 명심해야 할 말이다. 살다보면 의외로 뒤통수치는 놈들도 많고 뒤통수치려고 대기 중인 놈들도 많다. 나를 위해 본인의 피해를 감내하면서까지 선의를 베푸는 타인은 없다고 보면 된다.

지인에게 돈 떼인 사람도 빚보증 잘못 서서 신세 망친 사람도 생각보다 많으니 항상 조심하는게 좋다.

 

무간도, 신세계에서 이미 단물 다 빼먹은 언더커버 소재와 치밀하지 못한 연출과 구성으로 인해 영화 자체의 몰입감은 떨어지지만 주연배우인 설경구, 임시완를 비롯한 김희원, 전혜진, 이경영 등 조연들의 호연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영화라고 하고 싶다.

감독만 가만히 있었어도 손익분기점은 넘었을 텐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감독이 불한당...

기억나는 한줄 평은 '설경구가 조강지처(김희원) 버리고 임시완과 바람피다 파탄나는 불륜 치정극'

진짜 한국 네티즌들의 필력이란 ㅋㅋ

 

이상 영화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감상 후기였습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