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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이야기

어글리슈즈의 원조 발렌시아가 트리플S 리뷰

어글리슈즈의 원조 발렌시아가 트리플S 리뷰

 

금일 포스팅의 주인공은 어글리슈즈의 원조격인 발렌시아가의 트리플S.

 

발렌시아가의 트리플S는 2017년 혜성같이 등장해서 어글리슈즈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버린 발렌시아가의 메가히트작이라 할 수 있는데 삭스 타입의 스피드러너로 스니커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발렌시아가는 뒤이어 트리플S를 출시하며 나이키와 조던에 열광하던 스니커매니아들을 명품브랜드 스니커 시장으로 인도하기 시작했다.

 

명품브랜드답게 12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출시된 트리플S였지만 엄청난 인기로 발매가에 수십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던 어마무시한 녀석이었다. 이미 높아질대로 높아져버린 나이키 인기 한정판들의 가격들로 인해 '발매가 20만원짜리 신발을 100만원 넘게 주고 살바엔 웃돈 조금 더 주고 그냥 발렌시아가 트리플S를 사자'라는 심리가 작용한 것도 한몫 했을거라 판단된다.

 

출시된지 3년이나 지나 지금은 일일이 나열할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한 컬러웨이를 자랑하는 트리플S지만 2017년 당시 초판으로 발매된 컬러웨이는 가장 인기가 높았던 노초를 비롯해 멀티, 브레드, 그레이의 4종류였다. 본인은 그 중에서 블랙 바탕에 아웃솔의 레트컬러 포인트가 아름다웠던 트리플S 브레드 모델을 구매했었다.

 

2017년에 초판으로 발매된 트리플S 모델은 무려 메이드 인 이태리 였는데, 솔직히 이태리 장인들이 한땀 한땀 뭐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일반적인 동남아산 나이키 신발의 퀄리티와는 비교할 수 없는 고급스러움이 있었다. 왠만한 스니커에 그리 감동하지 않는 본인도 소재의 고급스러움과 자연스러운 워싱, 그리고 깔끔한 마감에 아주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남아 있다.

 

하지만 스피드러너와 트리플S의 메가히트로 돈맛을 제대로 본 발렌시아가의 폭주가 시작되는데 2018년 제품부터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이태리 생산이 아닌 '메이드 인 차이나' 중국 생산으로 변경해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2017년 초판 제품들과 2018년 제품들과는 퀄리티면에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워싱이었다. 기존 초판 제품의 자연스럽고 풍부한 워싱이 아닌 딱봐도 한눈에 티나는 인위적이고 빈약한 워싱으로 변경되어 스니커매니아들로부터 엄청난 지탄을 받았었다. (하지만 2018년 제품들도 역시 불티나게 팔리긴 했었다.)

 

본인은 다행스럽게도 일찌감치 서둘러 해외에서 선구입한 덕에 '메이드 인 이태리' 제품으로 수령받을 수 있었다.

 

트리플S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여러겹을 겹쳐 만든 듯한 엄청난 크기의 아웃솔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엄청난 아웃솔 덕에 정사이즈로 착용해도 몇사이즈 위로 오버사이징한 느낌이었다. (아웃솔이 엄청 두껍고 옆으로 퍼져 있어 280을 신어도 300처럼 보이는 효과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이러한 트리플S의 유니크함이 어글리슈즈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냈고 결국 일반 스니커 브랜드들도 너나 할거 없이 이러한 트렌드에 동참해 트리플S 유사제품들을 마구 출시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발렌시아가 트리플S의 개괄적인 내용들이었고, 이제부터 실착후기 및 본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를 남겨보기로 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발렌시아가 트리플S의 장점은 트렌디한 디자인과 엄청난 크기의 아웃솔로 인한 키높이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단점은? 최대 단점은 드럽게 무겁다는 점이다. (정말 욕 나올 정도로 무겁다.) 현역 출신인 본인이 군대에서 신었던 전투화보다 무겁다고 느낀 유일한 신발이 바로 트리플S였다. 발에 벽돌 한장 묶어놓은 느낌이라고 보면 되는데 그 당시 길에서 트리플S 신고 다니는 어린 친구들 보면 존경심이 생길 정도였다.

 

추가로 단점 하나 더 얘기하자면 드라이빙이 불가하다는 점이다. 전문 드라이버들이 왜 운전할 때 드라이빙슈즈를 착용하라고 권하는지 이 때 깨닫게 되었다. 거대한 아웃솔 덕에 악셀과 브레이크의 깊이 조절이 아예 불가능한데다 내가 악셀을 밟고 있는건지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지 느낄 수 조차 없을 정도였다. (스키장갑 끼고 귤 까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출근길에 트리플S를 한번 착용한 적이 있었는데 너무 당황해서 회사에 도착하니 손이 땀으로 흥건했었다. (퇴근길엔 결국 트렁크에 있던 슬리퍼로 갈아 신고 운전해서 왔었다.)

 

본인은 너무나도 불편한 착용감으로 인해 2번 착용 후 바로 매물행 해버렸던 발렌시아가 트리플S지만 미적으로 훌륭한 디자인과 어글리슈즈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한 선구자라는 점에서 스니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녀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상 발렌시아가 트리플S의 리뷰였습니다.